천체물리학 권위자이자 美 메릴랜드대 종신 교수로 46년만에 첫 여성회장 당선
"뛰어난 재외 한인 과학자들 역량 높일 수 있게 지원할 것"
"뛰어난 재외 한인 과학자들 역량 높일 수 있게 지원할 것"
그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용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으로 세상이 디지털화하면서 급변하고 있다"며 "과학기술의 융합이 사회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미치는 시대로 돌입했다"고 말했다. 사회·문화·과학 등 학문 간의 벽이 무너지고 교류가 필요한 세상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용어와 상관없이 변화는 미국에서도 일어나고 있으며,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에 대응해야만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KSEA는 다음달 9~1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과학자대회'에서 한미 과학기술계가 4차 산업혁명에 함께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KSEA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매년 미국에서 UKC를 개최한다. UKC는 한미 과학자는 물론 정책 입안자, 대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하는 최대 규모 학술 행사다.
서 회장은 "미국에서도 유전자 공학, 드론 등의 발전과 이를 막는 규제·제도에 대해 많은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미국 과학기술계 사정을 잘 아는 재미한인 과학자들은 한국 과학기술계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UKC 주제는 '협력을 통한 통합과 혁신'이다.
그는 "과거 일방적이었던 한미 관계가 진정한 의미의 파트너십으로 거듭나고 있는 만큼 협회장으로서 한미 과학기술 분야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UKC는 미국에 있는 2세대 한인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KSEA 소속 한국인 과학자들이 2세대 동포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같은 과학기관을 함께 탐방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서 회장은 "미국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한국인이라기보다는 미국인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미국에 있는 많은 유능한 학생이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민족애를 갖는다면 한국에도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있는 한인들이 민족성을 잃지 않아야 이스라엘처럼 강한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이스라엘은 나라는 작지만 민족은 강하다"며 "한인의 개인 역량은 뛰어나지만 집단적 힘이 아직은 약한 만큼 재외 한인들의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국력 신장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의미에서 1000여 명의 한미 과학자가 모이는 UKC는 또 다른 형태의 '과학 외교'라는 설명이다.
올해 UKC에는 이 밖에도 기초과학·공학 분야 논문 1000여 편이 발표되며, 200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존 매더 NASA 박사가 기조강연을 맡는다.
서 회장은 "재미 한인 과학자 1세대는 물론 젊은 과학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마련하고 싶다"며 "한국에서도 많은 기업과 연구소, 대학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만큼 한미 과학기술 교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서 회장은 고려대에서 물리학 석사 학위를 받고 1986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루이지애나주립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우주에서 날아오는 '선(Ray)'을 연구해 1997년 미국 대통령상, 2006년 NASA 그룹업적상을 받는 등 천체물리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는 미국 메릴랜드대 물리학과 종신교수로 재직 중이다.
[원호섭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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